2018. 8. 10. 16:05

기사 원문 :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oid=469&aid=0000319223&sid1=001


카이스트ㆍ세브란스 공동 연구팀

이정호(왼쪽) 카이스트(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와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강석구 교수. 카이스트 제공

국내 연구진이 환자의 평균 생존 기간이 14개월에 불과한 악성 뇌종양인 ‘교모세포종’의 근본 원인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치료법 개발에도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이정호 카이스트(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 연구팀과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강석구 교수 연구팀은 공동 연구를 통해 뇌 조직에 많이 있는 신경교세포에 생기는 악성종양인 교모세포종 돌연변이(암) 발생이 암 부위가 아닌 암에서 멀리 떨어진 ‘뇌실(뇌척수액으로 채워진 공간)’ 아래쪽 영역(뇌실하영역)에서 발생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카이스트가 1일 밝혔다. 이는 교모세포종 발병의 원인이 암 발생 부위일 것이라는 기존의 학설을 뒤집는 연구 결과로,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 8월 1일 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교모세포종이 수술 이후에도 재발률이 높다는 점에서 원인이 다른 곳에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2013~2017년 수술을 한 뇌종양 환자 28명을 대상으로 수술 중 제거되는 종양조직, 정상조직, 뇌실 주변의 조직 3가지를 조합해 분석했다. 분석 결과 암세포가 없는 뇌실하영역에서 낮은 빈도로 종양 유발 돌연변이 세포가 발견됐고, 세포 위치 정보를 알려주는 분석기법(단일 세포 시퀀싱)을 통해 이 세포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뇌의 다른 부위로 이동해 교모세포종이 시작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유전자 편집을 통한 동물 실험에서도 뇌실하영역에 발생시킨 종양유발 돌연변이 세포(P53, PTEN, EGFR)가 뇌실하영역을 떠나 뇌의 다른 부위로 이동했고, 시간이 지나면서 교모세포종이 발생했다.

교모세포종. 카이스트 제공
이 교수는 “교모세포종 연구와 치료의 획기적 전환점을 최초로 증명하고 제시했다”며 “그 동안 암 조직에 쏠려있던 암 연구를 암의 기원이 되는 조직으로 방향을 전환해야 암 치료의 비밀을 풀 수 있다는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난치성 뇌질환 진단 및 치료제 개발 기업인 KAIST 교원창업기업 ‘소바젠’을 통해 뇌실하영역의 세포가 교모세포종으로 진화되는 과정을 막기 위한 치료약 개발에 나설 예정이다. 가장 예후가 좋지 않은 종양으로 꼽히는 교모세포종은 근본적인 발병 원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수술하더라도 재발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통 항암치료, 방사선치료, 표적항암제 등을 병행하지만, 아직 그 치료법이 명확하지 않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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